우리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생물학적 기초로서 뉴런에 이어 신경계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저번 포스팅에서는 신경계와 뇌의 구조를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의 주제인 대뇌피질이 어떤 구조물인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뇌와 신경계의 구조에 대해 먼저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뇌의 모든 부위가 각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종뇌의 표면을 덮고 있는 대뇌피질은 특히 인간의 복잡한 정신활동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그만큼 인간의 대뇌피질은 복잡한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고도로 발달되어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대뇌피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하위영역의 기능들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 ) 대뇌피질(cerebral cortex)이란?
척추동물의 뇌의 가장 앞쪽 부분이 전뇌입니다. 전뇌는 종뇌와 간뇌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표면을 덮고 있는 것이 대뇌피질입니다. 3mm 두께의 뉴런의 세포체로 된 층으로 우리의 복잡한 정신활동이 일어납니다. 인간이 지닌 고도의 감각과 지각, 운동 능력, 사고력, 상상력, 언어능력은 이 대뇌피질로 인해 가능합니다.
대뇌피질의 내부에는 변연계(limblic system)와 기저핵(basal ganglia)이 있습니다. 변연계를 이루는 구조물에는 해마(hippocampus), 편도체(amygdala), 중격(septum), 대상회(cingulate gyrus) 등이 있습니다. 이 구조물들은 정서와 학습 및 기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특히 편도체는 정서와 공포에서, 해마는 학습과 기억에서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인간의 기억에 관한 연구에서 큰 실마리에 되었던 것은 H.M 환자의 한 사례였습니다. 그는 간질로 인한 발작증세를 치료하기 위해 측두엽과 변연계의 일부인 해마를 양측으로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 후 발작증상이 현저히 줄어들어 수술 결과는 성공적으로 보였으나 환자의 기억에 심각한 결함이 생겼습니다. 환자의 지능과 성격은 수술 전과 마찬가지로 정상이었는데, 경험한 사건을 장기기억에 저장할 수 없었습니다. 환자는 수술이 끝난 후에 의사와 서로 인사를 나누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 당시 수술에 대해 대화할 수 있었던 것은 단기적인 기억이 가능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수술 이전의 기억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뇌수술을 받을 때부터 경험한 일은 전혀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그에게 기억장애를 일으킨 뇌의 부위는 해마로 추정되었습니다. 그 후 동물 실험에서 해마가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기저핵은 운동을 통제하는 기능과 관련이 있습니다. 소뇌는 피아노 치기와 같은 빠르고 정교한 움직임을 관장한다면, 기저핵은 걷기와 같은 지속적이고 느리고 점진적인 움직임과 관련됩니다.
2 ) 대뇌피질의 구조와 각 영역의 기능
대뇌피질은 양쪽의 우반구와 좌반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대뇌반구는 반구의 반대쪽의 감각에 반응하고 운동을 통제합니다. 쥐와 같은 하등 포유류는 비교적 작고 밋밋한 대뇌피질을 갖고 있습니다. 고등 포유류일수록 전체 뇌조직량에 대한 대뇌피질의 양이 증가하며 대뇌피질의 주름도 더 많고 깊습니다. 대뇌피질에서 깊숙이 들어간 부위를 고랑(sulcus) 또는 열(fissure)이라 하며, 튀어나온 부분은 이랑(gyrus)이라고 합니다. 좌우 대뇌반구는 4개의 엽으로 나누어집니다. 대뇌피질의 중심고랑(central fissure)을 기준으로 전두엽(frontal lobe)과 두정엽(parietal lobe)으로 구분되며, 외측고랑(lateral fissure)을 기준으로 측두엽(temporal lobe)과 그 이외의 영역으로 구분됩니다. 후두엽(occipital lobe)은 머리의 뒷부분을 말합니다.
- 전두엽 (frontal lobe)
전두엽에는 근육의 운동을 통제하는 1차운동피질이 있습니다. 1차운동피질은 손가락 한 개를 움직이는 것처럼 섬세한 운동을 통제하는 데 관련이 있습니다. 체감각피질처럼 운동피질의 부위에 따라 신체의 각기 다른 부분을 통제합니다. 특정 신체부위의 운동을 지배하는 피질상의 특정 부위가 있지만 피질의 크기와 신체부위의 크기가 비례하는 것은 아닙니다. 신체부위의 크기보다는 이용도가 더 관련이 있기 때문에 손가락, 입술, 혀를 담당하는 영역이 큰 영역을 차지합니다. 한쪽 대뇌반구의 운동피질이 손상되면 신체에서는 그 반대쪽이 약하게 느껴지고, 섬세한 움직임에 어려움이 생깁니다. 특히 손가락과 손의 운동을 할 수 없게 됩니다.
- 두정엽 (parietal lobe)
두정엽의 앞부위에는 체감각피질이 있습니다. 신체에 대한 대부분의 촉각, 압각, 통각 등을 이곳에서 받아들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신체지각에 있어 필수적인 부위입니다. 부위에 따라 대표하는 감각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정엽이 손상되면 손상된 쪽의 반대쪽 신체를 지각하지 못하게 됩니다. 두정엽 손상 환자는 사물을 계속 느낄 수 있으나 무엇을 느끼는가를 무시합니다. 예를 들어, 오른쪽 대뇌반구인 우반구의 두정피질이 손상되었다면 신체의 왼편만 옷을 입지 않는다든지 세수나 화장을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왼쪽 신체를 다른 사람의 신체라고 생각합니다.
- 측두엽 (temporal lobe)
측두엽에는 청각을 처리하는 1차청각피질과 시각의 복잡한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각연합피질이 있습니다. 측두엽이 손상되면 감각을 아예 잃게 되지는 않지만, 전에 보았던 복잡한 형태를 현재에 다시 떠올리지 못합니다. 또한 측두엽은 변연계 구조물과 광범위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정서행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종양, 간질 등으로 측두엽이 영향을 받게 되면 심한 정서적 발작이 일어납니다. 심한 공격행동을 나타내기도 하고, 통제할 수 없이 계속 웃어대기도 합니다.
- 후두엽 (occipital lobe)
후두엽에는 1차시각피질이 있어 이 부위가 손상되면 눈이나 눈에서 뇌로 들어오는 신경이 온전하더라도 시력을 잃게 됩니다. 오른쪽 시야는 좌우 망막 중 왼쪽에 상이 맺히고, 왼쪽 시야는 오른쪽에 맺힙니다. 각 눈에서 나온 시각신경이 시각신경교차에서 교차한 후 각 망막의 왼쪽에서 나온 섬유는 왼쪽 뇌로, 오른쪽에서 나온 섬유는 오른쪽 뇌로 투사됩니다. 그래서 좌반구에 있는 시각피질에는 왼쪽의 눈에서 온 시각 정보가, 우반구의 시각피질에는 오른쪽 눈에서 온 시각정보가 들어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시각영역이 손상되면 대응되는 시야가 보이지 않게 됩니다. 왼쪽 시각피질이 손상되면 오른쪽 시야가 보이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이용해 뇌종양이나 뇌손상의 위치를 알아낼 수도 있습니다.
대뇌반구의 부위 | 하위 영역 |
전두엽 | 1차운동피질 |
두정엽 | 체감각피질 |
측두엽 | 1차청각피질, 시각연합피질 |
후두엽 | 1차시각피질 |
지금까지 우리의 기억과 학습, 운동능력 등 우리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뇌피질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우리가 조금 더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각과 지각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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